제4장

생활문화 전문기업 ‘깨끗한나라’로 거듭나다 (2009~2014)

• 2009년 대한펄프는 전문경영인 체제를 구축하고 ‘깨끗하고 건강한 생활문화 창출을 통해 고객과 함께 성장하는 기업’을 내용으로 하는 ‘비전 2015’를 선포했다. 이어 2011년에는 창사 45년만에 사명을 ‘깨끗한나라’로 변경하는 결단을 내렸다. 깨끗함을 추구하는 기업철학과 업의 특성, 그리고 생활문화기업을 향해 나아가는 회사의 비전에 가장 적합한 이름이었다. 사명 변경을 계기로 신 CI를 발표하고 새로운 각오로 제2의 도약을 준비했다.
  그 신호탄은 여성 생리대 ‘순수한면’이 쏘아 올렸다. ‘순수한면’은 ‘깨끗한나라’에 이어 탄생한 또 하나의 명품 브랜드였다. 소재 건강성을 중시하는 니치고객에 집중해 개발한 제품이 바로 100% 순면 커버 생리대 ‘순수한면’이었다. 또 ‘매직스’를 대체하는 생리대 브랜드 ‘릴리안’을 론칭하고 제품 라인업을 강화했다. 덕분에 생리대의 시장점유율이 10%대로 올라서며 성장 가능성을 확인했다.
  비전 2015에 의거하여 효율적 업무시스템 확립과 적정규모 투자계획도 실행에 옮겼다. 2011년 1월 ERP 시스템을 오픈하고 이어 BW, EIS, 구매포털시스템 등을 구축했다. 이로써 경영자원의 효과적인 활용이 가능해져 업무혁신은 물론 경쟁력이 한층 강화됐다.제품 혁신을 뒷받침하기 위해 설비 증설도 추진했다. 세계 최고의 생산라인을 자랑하는 제지 3호기를 업그레이드했으며, 생활용품 설비도 대거 증설해 2010년부터 화장지 가공 3호기 설비 개조를 시작으로 기저귀 5호기, 화장지 가공 5호기, 생리대 6호기, 화장지 초지 5호기 및 가공 6호기를 차례로 준공했다. 국내 최대 규모의 고형연료 사용시설도 준공했다.
  경영혁신과 설비 증설로 재무장한 깨끗한나라는 제지업계의 어려운 경영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제지 3호기의 스피드 업을 통한 원가경쟁력 개선과 생활용품사업의 확대, 그리고 수출시장 다변화를 꾀했다. 특히 생활용품사업이 선전했다. 온라인 시장이 커지면서 생활용품의 매출이 크게 올랐고, 아기물티슈 보솜이가 홍콩 등 중화권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제지사업에서도 아이보리 지종이 FDA로부터 안전성을 인정받으며 더 넓은 수출 길이 열렸다. 이처럼 깨끗한나라는 30개국이 넘는 국가에 수출하는 산업용지와 더불어 생활용품의 수출 확대에 나서며 글로벌 브랜드의 입지를 다져 나갔다.

  44. 매출 5,000억 원 달성하며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하다 ²⁰¹⁰

  대한펄프는 펄프에 기반을 둔 제지사업과 생활용품사업을 병행하는 국내 유일의 종합제지기업으로 두 사업 간 시너지 효과를 내며 사업을 영위해 왔다. 그러나 1997년 대규모의 증설 투자를 결정한 직후 곧바로 터진 IMF 외환위기로 경영위기를 겪으며 창사 이래 가장 큰 위기를 맞았다. 시련은 이후 10여 년까지 이어졌다.
  2009년 희성전자가 구원투수로 등장한 이후 윤종태 GS리테일 부사장, 이기주 LG전자 해외법인장을 차례로 영입해 전문경영인 체제를 구축하고 경영 정상화와 성장의 발판을 다졌다. 이후 재무구조가 개선되면서 경영 안정을 되찾았고 고리부채의 저리 전환에 따른 이자비용 감소, 고지 및 펄프가격 하향 안정세 등 경영환경이 호전되면서 빠르게 안정되어 갔다. 대한펄프의 모기업인 희성그룹의 유상증자 참여로 총 차입금이 대폭 줄고 재무적 지원에 힘입어 단기유동성 위험이 낮아지면서 단기신용등급도 A3-로 상향 조정됐다.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온 대한펄프는 2009년 말 ‘비전 2015’를 선포하며 이를 구심점으로 새로운 도약을 다짐했다. 오랜 시련을 겪으며 위기대처능력이 강화되는 등 기업체질이 크게 개선됐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형성됐다.
  이를 터닝 포인트로 삼아 제지사업은 원가절감 및 생산성 극대화를 위한 수익성 확보에 주력하고, 생활용품사업은 다양해지고 세밀해진 소비자의 니즈에 부응해 나갔다. 그 결과 한솔제지, 한창제지, 세하, 신풍제지 등 5개 사가 과점시장을 형성한 제지시장에서 한솔제지에 이어 2위권의 점유율을 유지했다. 생활용품사업에서도 화장지, 생리대, 기저귀, 물티슈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품목별로 3~4개 기업이 경쟁하는 내수시장에서 중상위권의 시장지위를 유지했다. 특히 브랜드 파워가 강화된 ‘깨끗한나라’는 회사의 귀중한 자산이 됐다.
  경영정상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실적이 정상궤도에 올라 2009년 4,891억 원의 매출과 131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2010년에도 매출 5,162억 원을 달성하고 128억 원의 영업이익과 38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리며 흑자경영을 실현했다. 수익성 측면에서 제지분야의 영업이익률이 높았으며, 특히 생활용품사업이 흑자로 전환됐다.
  경영정상화와 흑자경영으로 힘을 얻은 대한펄프는 도약을 위한 기반 다지기에 나섰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해외 관련 기업의 증설이 이루어지지 못한 만큼 향후 공급량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됐는데, 이는 역으로 수출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였다. 따라서 대한펄프는 시설투자와 연구개발은 물론 생산성 향상을 위한 각종 생산 시설 보수 및 에너지 절감, 전사적자원관리(ERP)시스템 도입 등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내부시스템 개선을 집중적으로 추진하며 새로운 도약을 준비했다.